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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퇴사 일기 (1)

by yaejee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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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으로 시작해 만 2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오늘이다.
이번 퇴사는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다고 느낀 끝에 결정한 것이었다. 일에 대한 매너리즘과 회사의 정체된 분위기 탓에 퇴사 후의 내 삶이 두렵기보다는 오히려 후련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한 나는 이제 백수로서의 삶을 꽤 즐기고 있는 듯하다.
느즈막히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진 않아서 늦잠을 자주 자지는 않지만, 다음날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 덕분에 보고 싶었던 미드를 몰아보거나 게임을 실컷 하곤 한다. 평일 등산도 계획 해 본다. (하지만 계속되는 폭염주의보로 지금껏 등산을 못 감..)
 
예상치 못하게 실업급여를 꽤 오랫동안 받을 수 있는 상황 덕분에 지금의 삶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던 면이 크다. 또한, 출근 전에 크로스핏을 하던 나의 루틴을 그대로 유지했기에 여전히 운동으로 상쾌함과 에너지를 더한 하루를 시작한다. 특히 운동에서 만난 사람들이 내 상황을 알고, 내가 아침 운동을 빠지지 않도록 챙겨주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
 
며칠 후에는 학원에 다닐 예정이다. 학원비가 꽤나 비싼 편인데, 다른 선택지가 없고 정보가 부족한 탓에 반신반의라는 마음으로 다니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제는 홍대와 신촌을 돌아다니다가 국화를 샀다. 오랜만에 집에 꽃을 들여놓으니 엄마가 가을이 온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물론 작은 사치이지만 나 역시도 리프레시가 되면서 기분이 좋았고, 꽃이 꽤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퇴사 후 약 4주가 안 되는 시간 동안 돌아다니지 않았다. 모두의 루틴이라던 여행도 안 가고, 좋은 카페와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았다. 대신 내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고 부족한 공부를 보충 하려는 나의 마음이 더 강했다. 한 편으론 귀찮기도 했다. 생각보다 내가 좀 더 집순이 일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 날씨가 확실히 선선해졌으니 카페나 절, 등산은 한 번씩 가야겠다. 여행은 몇 달 뒤로 계획해 둔 미국 한 달 살기라는 큰 이벤트가 있으니, 그 전까지는 조금 더 여유롭게 지낼 생각이다. 새로운 취미로 뜨개질도 시작해보고 싶다.
 
어제부터는 내년까지 D-100 을 맞아 100일 챌린지를 시작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매일 오전 운동, 매일 자바스크립트 공부하기...... 지금 적어내고 보니 특별한 재미 요소가 전혀 없네. 100일이 남은 걸 너무 늦게 알아차려버린 듯.. 100일동안 매일 할 수 없다면 그저 나만의 작은 챌린지를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일 반복되며 그 점이 약간 귀찮게 느껴지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난 남은 9월도 멋지게 살아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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